방해각(膀蟹脚)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겨우살이처럼 차나무에 기생하는 기생식물(寄生植物)인 방해각이나 이를 병배(첨가)한 보이차가 소개되고 있다. 바다에 사는 게의 다리 모양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하여 ‘게의 다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방해각(?蟹脚)은 사슴뿔의 끝부분을 녹용(鹿茸)이라고 하는 것처럼 차용(茶茸)이라고도 하는데 오랜 수령(樹齡)을 가진 보이차 교목 고차수에 기생하는 바닷게의 다리 모양을 한 뽕나무기생과(Visum ardiculatum Burro)식물로 서쌍판납 지역의 고차수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방해각은 청청지역의 오래된 교목 고차수에서만 기생하는 식물이어서 방해각이 자라는 곳은 깨끗한 환경의 좋은 고차수 산지임을 증명해주는 반증이기도 한데 매화꽃의 향인 듯 부드럽고 은은한 옅은 향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겨우살이와 같은 습생으로 모양 역시 닮았다.
고차수의 즙액(汁液)을 빨아 먹고 자라기 때문에 약효가 높은 좋은 약재라고 여기고 있는 방해각은 고혈암과 위장병의 소염작용, 혈당을 조절하는 치료 보조제로 사용되며, 현지인들은 열을 내리고, 피를 거르고, 혈관 벽을 강화시키고, 해독과 소화를 돕고,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어 사람을 오래 살게 만들지만 임산부는 복용을 피해야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항암 효능도 있다고 소개하고 있으나 방해각이 얼마나 약효가 있는지는 정확한 효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밝혀질 것 같은데 위에 기술된 효능은 솔직히 차만 꾸준히 마셔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효능이기에 차의 맛을 돋아주는 기호식품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만의 유명한 차인인 석곤목(石昆牧)은 그가 쓴 [경전보이(經典普?)]라는 책에서 ?난과(蘭科)의 다년생 기생초본식물(寄生草本植物)로 줄기를 약으로 쓴다. 자양양위(滋陽養胃), 청열생진(淸熱生津), 자신명목(滋腎明目)의 효능이 있으며, 열병상음(熱病傷陰), 구간번갈(口幹煩渴), 허열불퇴(虛熱不退) 등의 증상을 치료한다. 그늘지고, 선선하고, 습윤(濕潤)한 환경을 좋아하여 항상 시원하고 습윤한 나무에 붙어 자생한다. 현재 운남의 차산지 중에서 난창현(?滄縣) 경매차산지(景?茶山地)의 재배형 야생 고수차나무에서만 생장하고 있으며, 그 지역의 소수민족(少數民族)은 이를 청열해독의 약으로 삼고 있다. 2003년 중국에 SARS가 만연할 때 심천의 영년실업공사에서 처음으로 방해각을 60~70%의 고비율로 배합하여 반장병차를 만들었다. 그 목적은 보이차로 인체의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나아가 방해각의 청열해독 효능으로 사스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었다.?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2003년 이후로 방해각을 조금 얹어 만든 병차(餠茶)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방해각은 차나무 외에도 배나무와 같은 다른 나무에 기생하는 것도 있어 이 부분은 석곤목이 쓴 [경전보이]의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방해각의 모양이 선인장같이 둥글고 작은 마디로 이루어지면 차나무의 방해각이고, 곧은 모양으로 마디져 있는 것은 일반 나무의 방해각이라고 한다. 이렇게 마디가 넓고, 두께가 얇고, 긴 모양새가 차나무에 기생하는 방해각과 외관과 품질에서 확연한 구분이 되고, 실제 거래되는 가격도 차이가 크지만 최근 고차수 방해각이 귀해지면서 미안마나 베트남에서 수입한 질이 낮은 방해각이나 차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에서 자라는 짝퉁 방해각을 진품으로 속여 파는 사람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모든 약재나 식품들이 생산량이 적고 귀하면 다 그렇듯이 방해각도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저렴한 가격에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으나 몇 년 사이에 갑자기 고차수에 기생하는 신비한 이끼로 주목을 받더니 영지(靈芝)나 동충하초(冬蟲夏草)와 비슷한 귀한 약재로 취급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운남의 기상이변과 농약, 비료의 사용으로 청청지역이 급감하면서 해마다 생산량이 줄어 나오는 양이 적다보니 다소 비싼 편인데 현지의 소수민족(少數民族)들만이 즐기던 것을 상술과 더불어 널리 선전하며 상품화 해 가고 있기 때문이며, 이것이 상품이 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일본인과 한국인들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방해각과 관련된 다음과 같은 웃지 못 할 일화가 있다.
옛날부터 경매차산의 고차수에는 다량의 방해각이 자라고 있었지만 원주민들은 차를 채취하는데 귀찮은 존재로만 여기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2000년 초까지만 해도 큰 방해각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2000년 초반에 어느 날인가 일본에서 식물학자와 차인들이 몰려와 방해각의 표본과 경매산의 찻잎을 채취해 갔지만 이때까지도 이곳 사람들은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일본 사람들이 한 번 샘플을 채취해간 후 다음 해에 사람들이 몰려와 경매산 지역을 돌며 돈을 주고 막대한 양의 방해각을 싹쓸이 해 갔다고 한다. 지역의 주민들은 차를 채취하는데 귀찮은 존재로 쓸모가 없다고 여겼던 방해각을 돈을 주고 사간다고 하니 영문도 모르고 알뜰하게 수거해 일본인들에게 넘겼던 것이다. 이런 와중에 호기심 많은 동네사람이 이 물건을 어디에 쓸 거냐고 물었더니 처음에는 대답을 회피하던 일본인이 수거해간 샘플의 성분분석과 효능검사 결과 의학적 가치가 높아 모종의 약의 원료로 쓴다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결국 수 톤에 이르는 크고 충실한 방해각들을 수거해가고 난 다음에야 이 소문이 퍼지면서 사람들이 방해각을 찾아서 차산으로 몰려들었지만 그 후로는 튼실하고 큰 방해각은 거의 보기 어려워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몇 년을 두고 자라야 할 다년생 초본식물이 막 자라나기 시작하는 작은 것들까지 사람들의 수거 대상이 되어 제대로 자라기도 전에 채취되는 바람에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수요는 늘면서 해가 갈수록 가격이 매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것이 지금이 현실이며, 가격이 많이 상승하자 시장에서는 미안마나 베트남에서 수입한 질이 낮은 방해각이나 배나무, 복숭아나무 등에서 자라는 짝퉁 방해각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풋풋하면서 구수한 향이 있는데 맛을 보면 처음에는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나오고, 뒤로 갈수록 달콤한 맛이 뒤에서 올라온다. 차와는 완전히 다른 무슨 볶은 곡식을 우린 맛과 흡사하여 어떤 사람은 영지(靈芝) 끓인 물맛 같다고 하고, 혹자는 누룽지 맛이 난다고도 하는데 좀 더 찬찬히 맛을 음미하면 이끼와 같은 기생식물이어서 그런지 살짝 쓰고 시큼한 맛도 조금 느껴진다. 한편 어떤 사람은 국이나 탕에 넣어 먹어도 맛있다고 해서 해먹어보니 음식이 많이 부드럽고 달아진다고도 하였다.
운남의 소수민족이 차와 방해각을 섞어 마시는 것을 보고 세상에 알려지면서 시중에 소개된 방해각 제품은 방해각 자체도 있지만 차와 섞여 있는 상품이 대부분인데 방해각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보이차(普?茶)와 방해각(?蟹脚)은 서로 맛을 돋아주는 궁합이 좋은 물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해각은 단독으로 끓여 달여 마셔도 되고, 방해각을 연하게 달인 물에 우려낸 보이차를 함께 섞어서 마시거나 보이 생차와 비율대로 섞어서 함께 우려서 마셔도 좋은데 생보이차의 강한 맛을 부드럽고 매끄럽게 해 준다고 한다. 실제로 방해각은 보이차와 같이 세월에 묵혀 마시는 물건으로 묵힐수록 맛이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으나 적은 양만으로 달여 마시므로 보이차와 별로 다를 것이 없으며, 보이차처럼 그냥 끓는 물만으로는 우려내기가 어려운 목본성(木本性)이라 삶거나 달여 마신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다음 블로그 황비홍의 [차와 사랑에 빠지다]에서 전재
방해각을 병배한 보이차(다음 카페 [남도의 아침]에서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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