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나무는 콩과에 딸린 잎 지는 떨기나무다. 키가 2~3m, 지름은 2~3㎝까지 자란다. 드물게 팔뚝만큼 굵은 것도 볼 수 있다. 잎은 세 개의 타원꼴로 된 쪽잎이고, 연한 분홍빛 또는 연한 보랏빛 꽃이 9~10월에 피어 가을에 지름 2~3㎜ 되는 둥근 씨앗이 달린다. 우리나라 어디에나 잘 자라는데 특히 큰 나무가 우거지지 않은 양지쪽 산비탈에서 잘 자란다.
싸리나무는 초가을에 산기슭을 온통 연한 보랏빛으로 뒤덮는 꽃이 아름답고 꿀이 많아 벌과 나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또한 잎, 줄기, 뿌리, 씨 등은 콩팥질환, 두통, 각종 눈병, 무좀 치료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싸리나무는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한테나 친근한 나무다. 초가을에 산기슭을 온통 연한 보랏빛으로 뒤덮는 꽃은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꿀이 많고 향기가 좋아서 벌과 나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다래끼나 바지게, 지팡이, 회초리 등으로 가장 흔하게 쓰이는 나무여서 서민들의 생활과 가장 가까운 나무라고도 할 수 있다. 싸리나무를 한자로는 호지자(胡枝子), 소형(小荊), 모형(牡荊), 형조(荊條), 녹명화(鹿鳴花), 야합초(野合草), 과산룡(過山龍), 야화생(野花生) 등으로 쓴다.
◎ 서민들의 생활에 이용되는 친근한 나무
싸리나무는 보통 팔뚝 굵기 이상으로 자라지 않지만, 옛날에는 아름드리로 자란 것도 더러 있었던 것 같다. 옛 기록을 보면 경북 봉화의 청량산에는 아름드리 싸리나무가 숲을 이루었다고 하고, 경북 안동에 있는 연어헌이라는 정자의 기둥을 싸리나무로 만들었다고 전한다.
전남 승주군 조계산에 있는 송광사에는 비사리 구시라고 부르는 싸리나무로 만들었다는 거대한 구시가 하나 있다. 이것은 옛날 이 절의 승려가 300명이나 되었을 때 밥을 퍼서 담는 데 썼다는 거대한 나무통인데 몇 아름이나 되는 싸리나무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것말고도 싸리로 만들었다는 절간이나 일주문의 기둥이 우리나라에 여러 개 남아 있다. 싸리나무는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있으며 잘 썩지 않아서 소쿠리나 광주리, 바지게 같은 것을 만드는 데 많이 쓴다.
『성경통지』라는 책을 보면 싸리는 회초리 같으며 가지가 가늘고 부드러워서 바구니나 둥근 광주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 홍싸리로는 광주리, 종다래끼, 바구니, 고리, 삼태기, 바소쿠리, 싸리비 같은 것을 만들고, 조록싸리는 단단하고 줄기가 굵고 커서 지팡이를 만들고 지붕을 이었으며 울타리와 문을 엮어서 세우는 데 썼다. 싸리로 만든 문을 사립문이라고 하여 시골 서민들 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문이었다. 사립문은 여진족한테서 전해진 풍습으로 북쪽 지방의 사람들이 많이 만들었다.
또 천연두를 역신(疫神)의 장난으로 여겼던 옛 사람들은 이것에 걸리면 싸리로 작은 말을 만들어 발병한 지 12일째 되는 날에 천연두 귀신을 내쫓는 푸닥거리를 했다. 이 병의 귀신을 싸리말에 태워보내면 천연두가 낫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 밖으로 내쫓는 것을 일러 ‘싸리말을 태운다’는 곁말이 생겼다고 한다.
싸리나무는 재질이 단단하고 빛깔과 질감이 좋으며 가운데가 깨끗하게 잘 쪼개지므로 윷을 만들기에 가장 좋다.『경도잡지』라는 책에 보면 붉은싸리 두 토막을 반씩 쪼개어 네 쪽으로 만들어 윷이라고 했으며, 길이는 세 치에서 작은 것은 콩 반쪽만한 것도 있었다고 한다. 요즘은 박달나무로 윷을 만든다.
싸리는 겨울철 땔감으로 매우 훌륭했다. 줄기에 기름이 많이 들어 있어 젖은 상태에서도 불이 잘 붙고 불심이 좋으며, 연기가 나지 않고 오래 타는 까닭에 밥을 지을 때 땔감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싸리에는 종류가 매우 많다. 싸리, 참싸리, 물싸리, 조록싸리, 잡싸리, 괭이싸리, 꽃참싸리, 왕좀싸리, 좀싸리, 풀싸리, 해변싸리, 고양싸리, 지리산싸리, 진도싸리 등 가짓수가 매우 많지만 어는 것이나 다같이 약으로 쓸 수 있다.
싸리나무는 머리가 어지러운데, 두통, 폐열로 인한 기침, 심장병, 백일해, 코피가 나는 데, 갖가지 성병을 치료한다.여름과 가을에 잎과 줄기를 채취하여 신선한 것을 그대로 쓰거나 잘게 썰어 그늘에서 말려서 쓴다. 하루 15~40g을 물로 달여서 먹는다. 신선한 것은 50~100g을 물로 달여서 먹는다.
싸리나무 뿌리는 풍습으로 인한 마비, 타박상, 여성의 대하, 종기, 류머티스성 관절염, 요통, 타박상 등에 효험이 있다. 20~40g을 물로 달여서 먹는다. 통증을 멎게 하는 작용이 있고 땀을 잘 나게 하며 염증을 없애고 요산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이 있다.
여러 가지 콩팥질환에 잘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