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솔방울
말라버린 2년생 이상의 솔방울이어야 한다. 땅에 떨어진 솔방울은 좋지 않다.
왜냐하면 흙이 묻어 부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나무 생가지에 매달린 마른 솔방울을 일일이 손으로 따서 담아온다.
키 큰 소나무 위에 올라가기가 어렵다. 잘못하면 안전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
그래서 산등성이에 휘늘어진 소나무 가지를 땅에 서서 손닿은 것을 채취해야 한다.
30분가량 채취하면 한 바구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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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방울 사용법
솔방울을 그릇에 담아 실내에 두고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주면 솔방울들이 습기를 머금고
오므라들었다가 차츰 마르면서 다시 꽃처럼 피어난다. 이때 솔방울에서 솔향이 은은하게
풍겨 나오게 되는데 그 향기가 일품이다. 또 소나무 특유의 피톤치드가 나와 실내에 퍼지며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실내를 향그럽게 한다.
산행(등산)할 때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깨끗한 솔방울을 만나게 되면 채취하여
한번 이용해 보기를 . . . . . 아주, 아주 좋다고 . . . . .
※ 특히 겨울철에 가습기(加濕器) 대신으로 사용해도 아주 그만이라고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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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방울가습기
늦감기가 힘들게 한다. 화사한 햇살에 봄이 왔거니 해서 성급하게 두꺼운 옷을 벗었더니
그예 코가 맹맹해지며 목이 칼칼하다.
방안 가습을 위해 마른 솔방울들을 물에 담근다.
만개한 꽃처럼 활짝 벌어져 있던 솔방울들이 물기를 머금자
신기하게도 꽃잎을 닫기 시작한다. 마치 살아있다고 과시하듯.
그리고 솔방울들은 이내 단단한 봉오리로 변한다.
나만을 위한 ‘솔방울가습기’.
이렇게 이름은 붙여보지만, 사실 가습기라는 인공적인 단어를 붙이기가 민망할 정도로
솔방울가습기는 자연 그대로이다.
지난해 가을 강원도에 갔다가 동행했던 지인으로부터 솔방울 얘기를 듣고
그곳에서 솔방울들을 채취해왔다. 그 가을부터 이 봄까지 솔방울들은 침대 곁에서
방안의 습도를 조절해주고 있다.
처음 솔방울 얘기를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했다.
수분이 증발돼 바싹 말랐던 솔방울들이 물에 담근다 해서 다시
봉오리가 된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
솔방울들을 가지고 올 때는 반은 시험삼아, 반은 당시 가습기의 세정제로 인한
사망사건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가습기에 대한 불신의 영향도 있었다.
솔방울을 가지고 와서 실험을 해보았다.
신기하게도 솔방울은 물기에 따라 벌어졌다 오므리기를 반복했다.
침대 곁에 놓으니 솔향도 폴폴 나서 기분도 괜찮았다.
찝찝했던 참에 전기가습기를 아예 치우고 본격적으로 솔방울을 가습기로 활용했다.
이제 솔 향은 사라졌지만, 솔방울들은 여전히 피었다 오므렸다를 반복하면서
방안의 습도를 조절해주고 있다.
솔방울가습기처럼 미처 모르고 있었던 자연의 신비로운 현상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생각해보면 인공적인 편리함에 취해 잊고 살았을 뿐 자연은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어왔다.
잊고 있었고 관심을 갖지 않았을 뿐이다.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나무, 물을 저장해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 주는 숲, 수많은
동식물들의 삶터인 늪, 미생물이 살아있는 흙, 바위, 나무뿌리. 어느 것 하나
존재가치가 부족한 것이 없다.
최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숲 유치원이 늘고 있는 것은
그런 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숲 유치원은 우리나라가 처음은 아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출발해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도입됐다.
일종의 대안교육으로 시작된 숲유치원은 정형화된 교육체계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자유와 창의성을 중심으로 진행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니까 말그대로 숲유치원은 숲이 유치원인 셈이다.
숲 유치원은 시멘트 건물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열린 공간인 숲이 교육의 현장이다.
교재는 인공적인 학습교재 대신 모든 자연이 교재이다.
비가 오면 비가 교재가 되고, 눈이 오면 눈이 교재가 된다.
새, 나뭇잎, 풀, 꽃, 곤충, 돌, 흙, 모래….
모든 것이 교재이다. 이 교재들을 만지고 보고 느끼는 오감(五感)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깨달음을 얻는다.
나무에 올라가고, 열매를 따고, 흙으로 집을 짓는다.
그 과정에서 상상력을 키우고, 협동심과 책임감도 배우고 사회성을 기른다.
추위와 더위를 견디는 것도 교육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들, 나이든 세대들은 이미 어린 시절 모두 숲유치원을 다녔다.
지금 숲유치원이 내세우는 교육프로그램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모두 이수했다.
나무타기, 눈싸움하기, 썰매타기, 잠자리잡기, 흙장난, 물구덩이 첨벙대기,
낙엽위에서 구르기, 풀피리불기, 풀각시 만들기….
양말이 젖어 동동거리고, 두 볼과 두 손이 빨갛게 얼던 어린 시절.
그것은 우리들의 숲유치원 교육과정이었다.
솔방울가습기를 보면서 숲 유치원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프뢰벨은 “어린이들을 숫자와 글자가 아닌 자연에서 뛰놀게 하라”고 말했다.
그렇다. 이 시기는 숫자와 글자가 아니라 노는 것이 교육이다.
시멘트와 자동차, TV와 컴퓨터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려면 숲을 돌려줘야 한다.
자연은 인간의 영원한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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