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풀
이 꽃 보신적 있으신가요?
요즘은 여기 저기 많이 심나봅니다.
오늘 읍에 잠시 나갔다가
어느 가게 앞에 화분에
심겨진 닥풀을 보았습니다.
꽃 피기 하루 전 모습입니다.
이른 아침 부터 피기 시작합니다.
닥풀은 한지를 만드는과정에서 꼭 필요한 첨가물로
일종의 '섬유 안정제'라고 합니다.
닥풀의 원료로 '황촉규'의 뿌리에서
나오는 끈적거리는 액을 쓴다고 합니다.
뿌리에 점액이 많다고 합니다.
닥풀은 닥나무로 한지를 제조할때 그 과정에서
재료로 사용되다 보니 생긴 이름인 것 같습니다.
올해는 저도 이꽃 씨를 많이 받아 두었다가 분양을
해야겠습니다. 혹 이 사진 보시고
이 꽃 심고 싶으신 분들은 쪽지를 이용해 주소를
알려주시면 가을에 씨를 받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씨는 이른 봄 촉촉한 땅에 심으면 잘 납니다.
범부채
피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이면 다시 오므라 듭니다.
그리고 진 꽃은 도르르 말려버립니다.
이런 나팔꽃 보신 적 있으세요?
어제 아침 나팔꽃을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아마도 벌레가 갉아 먹었나 본데 그 벌레
참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모양입니다.
이렇게 아름답게 먹었으니 말입니다. ㅎㅎ
며느리 밥풀꽃
옛날 어느 산골 마음에 착한 아들과 어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항상 귀여워
했으며 아들 또한 효성이 지극하여
어머니의 명령에는 반드시 복종하였습니다.
어느덧 이 아들이 커서 장가를 가게 되었고
한 처녀가 이 집의 며느리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며느리의 효성이 어찌나 지극하였던지
아들보다도 더한 것이었습니다.
신방을 꾸민지 며칠만에
신랑은 먼 산 너머 마을로
머슴살이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에는 착한 며느리와
시어머니만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을 먼 곳으로
머슴살이를 보낸 뒤부터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학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며느리가 빨래터에 가서 빨래를 해 오면
그동안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다 왔느냐고 다그치고,
깨끗이 빨아 온 빨래를 더럽다고
마당에다 내동댕이치고
발로 밟아 버리면서
며느리를 구박하였습니다.
그러나 착한 며느리는 한마디의
군소리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어머니가 호통을 치면 치는 대로
용서를 빌고 다시 일을 하였습니다.
멀리서 머슴살이를 하고 있는 아들은
이런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아들은 가을까지 열심히
일을 한 뒤 품삯을 받아
어머니와 색시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손꼽으며
그 날을 기다릴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여전히
며느리를 학대하며
어떻게 해서든지 쫓아낼 구실을
만들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며느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밥을 짓기 위해
쌀을 솥에 넣고 불을 땠습니다.
그리고 밥이다 되어 가 무렵에
뜸이 잘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솥뚜껑을 열고
밥알을 몇 개 입에
물어 씹어 보았습니다.
방에 있던 시어머니는
솥뚜껑 소리를 듣고
이때다 싶어 몽둥이를 들고
부엌으로 달려 나왔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먹기도 전에
먼저 밥을 먹느냐며
다짜고짜 며느리를 마구 때렸습니다.
며느리는 밥알을 입에 물은 채
급기야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불을 때서 밥을 짓던 시절에는 솥에서
가끔 밥알을 꺼내서 씹어
보는 일이 예사였음에도
시어머니가 공연히 생트집을
잡은 것이었습니다.
며느리는 며칠 동안 앓다가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아들은
단숨에 달려와 통곡하고
색시를 불쌍히 여겨 마을 앞 솔밭이
우거진 길가에 며느리를 묻어주었습니다.
그 뒤, 이 며느리의 무덤 가에는
이름 모를 풀들이 많이 자라났는데
여름이 되자 하얀 밥알을 입에 물고
있는 듯한 꽃이 피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에 피는 꽃들은 모두 한결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착한 며느리가 밥알을
씹어 보다 죽었기 때문에
그 넋이 한이 되어 무덤가에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여겼습니다.
꽃도 며느리의 입술처럼 붉은 데다
마치 하얀 밥알을 물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으므로
이 때부터 이 꽃을 며느리밥풀꽃이라고 합니다
어제는 뒷산에 칡꽃이 피었나 가 보았습니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라 풀이 무성하게
자라 무릎을 훨씬 넘었습니다.
칡꽃은 아직 피지 않았고, 되돌아 오는 길 잠자리가
인사를 건네왔습니다. 카메라를 가까이대도
날아가지 않고 포즈를 취해 주던걸요. ㅎㅎ
이게 뭔지 아세요?
개금(개암)이라고 합니다.
어린시절 참 많이도 따다 까먹었는데...
요즘은 환경오염 때문인지
열려도 통 영글지 않는데,
올해는 몇 개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뒷산 조금 돌아오고 오는데
열려 있길래 한 개 따서
깨물어 보니 토실 토실 영글어
있어서 좀 따왔습니다.
그리고 도구를 이용해서 깨 먹었지요.
제대로 영글은 것은 사실 몇개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어린시절 먹어보았던 바로 그맛!!!
추억의 맛이었습니다.
은사스님께서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사진에 보이시죠? 반 깨진것!
안에 하이얀 속살~~~
속살이 영글기 전에 새들도 이 개암을 따서
부드러운 속살을 파 먹곤 하더군요.
그리고 병들어 말라버리고
속이 텅 비어 있기도 하고...
환경오염은 큰 재앙입니다.
더 이상의 오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