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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김소월
1
짐승은 모를는지 고향인지라
사람은 못 잊는 거 고향입니다
생시에는 생각도 아니하던 것
잠들면 어느덧 고향입니다
조상님 뼈 가서 묻힌 곳이라
송아지 동무들과 놀던 곳이라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지마는
아, 꿈에서는 항상 고향입니다
2
봄이면 곳곳이 산새소리
진달래 화초 만발하고
가을이면 골짜구니 물드는 단풍
흐르는 샘물위에 떠나린다
바라보면 하늘과 바닷물과
차 차 차 마주 붙어 가는 곳에
고기잡이 배 돛 그림자
어기여차 디여차 소리 들리는 곳
3
떠도는 몸이 거든
고향이 탓이 되어
부모님 기억 동생들 생각
꿈에라도 항상 그곳서 뵈옵니다
고향이 마음속에 있습니까
마음속에 고향도 있습니다
제 넋이 고향에 있습니까
고향에도 제 넋이 있습니다
마음에 있으니까 꿈에 뵈지요
꿈에 보는 고향이 그립습니다
그 곳에 넋이 있어 꿈에 가지요
꿈에 가는 고향이 그립습니다
4
물결에 떠내려 간 부평줄기
자리잡을 새도 없네
제 자리로 돌아갈 날 있으랴마는
괴로운 바다 이 세상에 사람인지라 돌아가리
고향을 잊었노라 하는 사람들
나를 버린 고향이라 하는 사람들
죽어서만은 천애일방 헤메지 말고
넋이라도 있거들랑 고향으로 네 가거라
출처 : 행복한 중년들
글쓴이 : 화송123,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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