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에 얽힌 전설
70년쯤 전에 제주도의 어느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가뭄이 심해 도토리도 별로 달리지 않았던 어느 해에 밤마다 어떤 짐승이 나타나 고구마 밭과 옥수수 밭을 마구 파헤쳐서 엉망으로 만들어 놓곤 했다. 마을사람들이 그 짐승을 잡으려고 덫을 설치하고 올가미도 만들고 함정도 파두었으나 잡히지 않았다.
대체 어떤 짐승인지 궁금하여 고구마 밭에 몰래 숨어서 밤새 지켰더니 한밤중에 뭔가 시커먼 짐승이 나타나 고구마를 캐서 먹는데 날쌔기가 비호같아 자세히 볼 수조차 없었다. 다음날 여러 사람이 큰 그물을 준비하여 숨어 있다가 그 짐승을 그물로 덮쳐 사로잡았다.
잡고 보니 온몸이 시커먼 털로 덮이고 머리카락은 엉덩이 아래까지 늘어진 벌거벗은 사람이었는데 카악카악 소리만 낼 뿐 말은 하지 못했다. 손짓발짓으로 의사소통을 하다가 종이와 먹을 갖다 줬더니 종이에다 자기가 산에서 살게 된 사연을 적었다.놀랍게도 그 털 복숭이 사람은 300년 전에 왜구의 노략질을 피하여 산으로 도망쳤던 사람인데 산열매도 흉년이 들어 배가 고파서 마을로 내려왔다고 했다. 사람들이 궁금하여 산에서 대체 무엇을 먹고 살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가시나무열매와 도토리를 야생벌꿀 속에 오래 담가두고 그것을 식량으로 삼았다고 대답했다.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고 손과 발을 꽁꽁 묶어 서울의 서커스단에 팔아 넘기려고 마차에 실어 보내는 중에 줄을 끊고 산으로 도망쳤다. 그 뒤로 털 복숭이 인간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경상북도 성주군 월항면에 있는 선석사에도 이와 비슷한 얘기가 전해온다. 50년 전쯤 몹시 추운 겨울날 저녁에 누군가 밖에서 대문을 요란스럽게 흔들어 댔다. 춥고 나가는 것이 귀찮아서 대문을 열어주지 않았더니 한참 뒤 조용해졌다.
이튿날 아침에 공양주 보살이 밥을 지으러 나갔더니 온몸이 털 복숭이인 사람이 아궁이에서 불을 쬐고 있었다. 글을 써서 의사소통을 했는데 임진왜란을 피해 산으로 도망쳐서 지금까지 산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마을사람들은 그를 앞세워 그가 살던 동굴을 찾아갔는데 동굴 속에는 큰항아리 하나에 야생벌꿀로 절인 도토리만 가득 들어 있을 뿐이었다.
그는 야생벌꿀로 발효시킨 도토리를 먹고 350년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나라에는 이처럼 야생인간에 대한 전설 같은 얘기가 여러 곳에서 전해온다. 이들 야생인간을 `산에서 사는 사람'이라는 뜻인 `메사니'또는 `미사리'로 부르며 이들을 불로장생술을 터득한 신선의 한 종류로 여기기도 한다. 특이한 것은 이들은 한결같이 도토리나 가시나무 열매를 주식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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